제주에서 가족 캠핑 중 30대 여성이 실종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사건 발생 추정 시간대에 현장을 지나간 흰색의 구형 코란도 차량을 운전했던 남성 낚시객을 찾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에 대한 목격자 제보를 받고 있다면서 1일 이같이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8분∼26일 0시 10분 30여분 사이에 세화포구에서 실종됐다. 키가 155㎝에 마른 체형이다. 얼굴은 계란형이며 긴 머리를 하고 있다. 당시 상의는 회색 민소매 티, 하의는 회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세화포구에서 캠핑카를 이용, 가족과 함께 캠핑하던 중 25일 오후 11시 5분께 소주, 김밥 등을 사러 포구 인근 편의점을 혼자 들렀다. 이후 당일 오후 11시 38분께까지 포구 동쪽 방파제 입구 부근에 월파 방지 턱에 올라앉아 술을 마시고 방파제 안쪽으로 10여m 떨어진 공중화장실 옆 차량 추락방지턱에도 앉았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는 최씨가 언니와 형부에게 통화를 시도한 기록과 환경미화원이 술병과 종이컵 등의 쓰레기를 치웠다는 진술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최씨의 남편 A(37)씨는 26일 0시 5분 소형발전기를 친 낚시객 때문에 잠에서 깼으며 5분 후 아내가 사라진 것을 파악하고 찾기 시작했다. 최씨가 착용한 슬리퍼 한쪽은 26일 포구 물양장에서, 다른 한쪽은 30일 포구에서 동쪽으로 2.7㎞ 떨어진 해안에서 발견됐다.
A씨에 의하면 이 남성은 지난달 26일 0시 5분께 캠핑카가 세워진 세화포구 동쪽 방파제 끝 부분까지 들어와 차를 주차했다. 그 과정에서 캠핑카와 외부에서 연결된 소형 발전기를 가볍게 쳐 차 안에서 잠을 자던 A씨가 깨어나게 됐다. A씨는 이후 캠핑카에서 나와 소형 발전기를 확인하고서 별다른 손상이 없자 그 남성에게 ‘괜찮다’며 그냥 가도록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낚시객인 이 남성이 캠핑카가 세워진 방파제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뭔가를 봤거나 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됐다면 최씨 실종사건을 풀 만한 장면이 찍혀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주변 낚시객들에 따르면 세화리 주변 마을에 살며 자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세화포구로 가끔 낚시하러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로 최씨에 대한 수색작업은 일주일째,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는 나흘째를 맞았지만 현재까지 결정적인 제보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8분께부터 다음날인 26일 0시 10분께까지 구좌읍 세화포구∼세화오일장터를 도보로 지나갔던 도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또 차량을 운전해 지나갔거나 그 일대에서 주차했던 이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 포구 주변에서 당일 밤 사건과 관련된 어떤 소리를 들은 주민이나 관광객의 제보도 바라고 있다.
제보는 제주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이나 국번 없이 112로 전화하면 된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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