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창업허브 지원과 함께 민간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시니어 인력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주창하는 ‘인플래너스(人 Planners’ 이영훈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와 ‘공유인사’의 신개념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인플래너스(人 Planners)는 사람 인(人) 즉, ‘인적자원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소기업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인사관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영훈 대표는 1987년도에 기아자동차 인사기획팀(HR Planning Team)에 입사한 이래로 중견기업, 소기업 등을 거쳐 최근 창업을 시작하기까지 오로지 인사 분야의 경력만을 고집한 전문 인사 Planner로,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창업허브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두 차례의 엄격한 창업심사 관문을 통과한 바 있다. 이러한 이 대표는 자신이 ‘인플래너스(人 Planners)’를 창업한 계기가 취업이 되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취업시장에서 밀려난 저와 또래 동료들을 보면서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갈증이 많았죠. 정년이 60세인데도 은퇴 연령대가 40대 중반까지 내려왔어요. 특히 전문인력들은 남아도는데 스타트업은 사람을 못 구해 인력난을 겪고 있죠. 제가 소기업에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인건비 때문에 인사담당자도 둘 수 없는 열악한 현실을 보고선 창업하는 스타트업에 사람관리를 도와주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인사 쪽 경력이 25년인데, 사회에 저와 같은 시니어 인사전문가가 많이 있습니다. 예전 잠시 헤드헌트를 하던 시절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있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그들이 이 사회에서 은퇴를 강요 당한지 오래됐고, 저도 그 사람들과 같은 입장이죠. 그래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아본 겁니다. 처음에는 5명 정도 함께 하지만, 5년내 1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이 사회에서 무관심과 소외를 당하고 있을 시니어 전문가들이 다시 가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통쾌한 반전이죠. 더불어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직원 한 사람을 뽑는데 인건비가 없어 업무공백이 큰 문제를 약 10~20% 수준의 비용으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서로가 상생할 수 있죠”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이 재정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기에 이를 시니어들이 전문 경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로 착한 가격에 접목시킨다는 구상이다. 비록 이 사회에서 퇴장을 강요당하는 노장들이지만 대한민국의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끈 주역으로서 평생을 쌓아온 노련하고 숙련된 경험들을 이제 척박한 스타트업의 밑거름으로 대물림하는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민간기업의 취지가 자못 대단하게 느껴진다.
‘인플래너스(人 Planners)’가 강조하는 ‘공유인사’에 대해 이 대표는 “공유경제는 다들 아시지만, 공유인사는 생소하실 겁니다. 공유인사란, 인사관리의 자원을 스타트업이 함께 나눠 쓰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100명 이상의 기업들은 대부분 인사담당자가 있어 고유의 인사관리를 펼치니 공유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소기업에서는 인사관리 툴(Tool)을 함께 공유할 여지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공유인사를 도입하는 소기업이 많아지면서 스타트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게 되죠. 물론 아직 아이디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지만 아주 실용적이고 센세이셔널한 구상이 될 겁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스타트업의 생태계 자체가 사람관리가 너무 열악한 상태입니다.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중 ‘사람관리’에 대한 과정이 전혀 없어요. 그러니 창업 후의 스타트업들은 ‘일’하는 것만 중요시하고 ‘사람’은 뒷전인 거죠. 사람을 중시하는 풍토를 창업과정에서부터 널리 알리고 확산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고 말했다.
‘공유인사’라는 신조어까지 창조하면서 시니어를 활용하여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인플래너스(人 Planners)’의 포부가 남다르다. 민간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시니어 인력 신규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 역할을 맡을 ‘인플래너스(人 Planners)’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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