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젠궈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지난 25일부로 중국 정부부처의 공보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직위에서 면직됐다.
후임 인사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측근 쉬린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이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쉬 주임은 시 주석의 상하이시 서기 시절 상하이시 선전부장을 지냈던 측근 인사다. ‘인터넷 차르’로 불리는 쉬 주임이 자리를 옮기면 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자리의 중요성을 감안해 후임으로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인 좡룽원 국가신문출판총서 서장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좡 주임은 시 주석이 푸젠성에서 근무할 당시 부하로 지난 4월 국가신문출판총서 서장으로 올라온 뒤 이달 초 전국 ‘음란물 매매 행위 단속’ 공작소조의 부조장 겸 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다.
■신문판공실 주임 면직, 왜?
‘강국이미지 전략 실책’ 문책
과도한 우월주의 벗어날 듯
중국 정가에서는 물러나는 장 주임이 정년 퇴임까지 3년이나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근래 애국주의 정서에 편승해 자국의 위상을 과장한 홍보 및 보도가 이어지면서 서방 선진국의 우려와 경계심을 샀고 이것이 결국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했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시 주석의 초상 선전물에 먹물을 뿌리는 장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생중계된 이른바 ‘먹물 사건’과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등을 비판하는 베이징대 대자보 등 민심 동요 사건이 잇따라 중국 지도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즉 갑작스러운 인사 배경은 중국의 강국 이미지 전략 실책에 대한 문책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대외홍보 방식도 크게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도한 우월주의를 배제하고 중국 공산당 노선에 대해 인터넷 여론이 따르도록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천다오인 상하이 정법학원 국제사무공공관리과 부교수는 “최근 중국의 대외선전 방식은 사실상 전략상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고 시 주석 최근 인사가 온다면 현재의 중국 홍보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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