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을 주도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이 한꺼번에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사용자 수 감소에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앞서 성장 전망에 암운이 깔리며 시가총액이 26일 하루 만에 1,197억달러(약 134조원)가 증발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주주들에 의해 집단 소송까지 당했다. 개인정보보호가 한층 강화되고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마저 이탈 조짐을 보이며 창업 이후 최대 위기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27일 2·4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20.56% 급락한 34.12달러로 마감해 페이스북에 이어 또 한 번 뉴욕증시를 흔들었다. 2013년 상장 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만 66억달러(7조3,788억원)가 증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애용 속에 올 들어 주가가 80%나 상승해온 트위터의 2·4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 증가한 7억1,100만달러에 순익은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하며 1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문제는 사용자 수가 감소가 확인되며 시장은 트위터에 싸늘하게 반응했다. 트위터의 2·4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억3,500만명으로 분석기관인 팩트셋 전망치(3억3,850만명)보다 350만명이 줄어 지난 1·4분기에 비해서는 100만명이 감소했다.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의 우려에 대해 트위터는 신뢰 회복을 위해 서둘러 잰걸음에 나서기로 했다. 트위터는 플랫폼을 건전하게 운영하기 위해 유해성이 의심되는 계정들을 최근 대거 차단하고 있었다. 5월 이후 사용이 별로 없거나 실질적 이용 여부가 불명확한 계정 7,000만개가량도 삭제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사용자 수가 지속해서 줄어드는 신호로 해석했다. 매출 증가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돼 전날 폭락한 페이스북에 이은 트위터의 사용자 수 감소에 대해 시장은 소셜미디어 기업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 증시 역사상 하루 최대 폭락치를 쓴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도 0.8%가량 약세를 보였고 또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도 4% 하락했다. SNS 업체들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글로벌 X 소셜미디어 ETF는 27일 4.14%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주가 폭락 속에 저커버그 CEO는 주주들에 의해 피소됐다는 소식을 전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SNS 기업들이 위기로 내몰리는 조짐까지 보였다. 페이스북 주주인 제임스 케이쿠리스는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CEO 등이 주주들을 오도하는 잘못된 발표를 하거나 매출 증가율 둔화와 실사용자 감소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집단 소송 지위로 소장을 접수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일부 법률회사가 나서 저커버그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SNS 기업의 미래에 대해 투자자들도 불신하기 시작했다. WSJ는 ‘프라이버시 퍼스트(개인정보보호 우선)’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소셜미디어 기업의 고성장은 끝났다고 보고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GBH인사이트의 대니얼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광고로 돈을 긁어모으던 데서 벗어나 유럽의 더 강력한 규제나 보안과 데이터 수집 관행의 변화에 적응하며 사업 모델을 바꿀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 비활성 계정을 정리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기업의 안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단기적 수치보다는 장기적으로 플랫폼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에 좋다”며 업계의 질적 성장에 힘을 실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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