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채연석 교수가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은 3층 규모에 함포 19대를 지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 그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거북선은 노를 저어 적선에 접근한 후 함포로 공격했다.
채 교수는 선조 임금에게 올린 이순신의 장계, 이분(李芬)의 이순신 장군 행록, 선조 25년(1592) 5월 기록된 조선왕조실록 거북선 설명, 이순신 종가에 소장된 2장의 거북선 그림, 이충무공전서에 담긴 귀선도와 전라좌수영귀선도 등을 살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조선 시대 대표적인 함포인 천자·지자·현자·황자총통을 성능에 맞게 이상적으로 배치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층 전면 좌우에 천자총통 2대, 2층 전면 좌우에 지자총통 2대, 2층 전면 중앙에 현자총통 1대, 2층 좌우 측면에 황자총통 12대, 2층 후면 좌우에 현자총통 2대 등 모두 19대의 함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화력이 뛰어난 공격형 군함이라는 뜻이다.
천자총통은 대장군전을, 지자총통은 장군전을 발사물로 쓴다. 현자총통과 황자총통은 크기와 무게가 다른 소연환을 각각 사용한다.
전체 길이 131㎝의 대형 포 천자총통만 놓고 보면 큰 발사 충격에 견디며, 좌우 무게 균형을 잡아주고, 거북선 선체의 무게 중심을 낮춰 안정성을 키워주며, 적선에 가능한 가깝게 접근(3.75∼6m)해 발사토록 해 명중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 등으로 1층 앞부분에 뒀을 것이라고 채 교수는 설명했다.
함포들을 배치하려면 이순신 거북선 구조는 3층이어야 한다고 채 교수는 주장했다. 전체적으로 공격 준비를 마친 거북선은 1층 앞부분에 대장군전 2발이, 2층 전면에 장군전 2발이 각각 장전한 형태다. 지붕 위와 2층 바닥에는 칼과 송곳이 설치돼 있다.
이순신 거북선에 사용된 포 종류와 배치 방법, 배치한 포의 수와 발사 방법에 대해 세세히 밝힌 건 이번 논문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채 교수는 덧붙였다.
채 교수는 “중앙 부분에는 창고와 병사가 휴식할 수 있는 방이 설치됐다”며 “좌우에 각각 8개씩 16개의 노를 둬 1층에만 80명의 격군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함포의 배치를 중심으로 본 이순신 거북선의 구조 연구’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최근 한국과학사학회지 제40권 제1호를 통해 발표됐다. /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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