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하면서 “연기에 더 빠지게 됐다”는 배우 배누리는 2012년 ‘해를 품은 달’에서 잔실 역을 연기하며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주연, 조연 등 가리지 않고 성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어느덧 데뷔 10년차가 됐다. 그런 그도 일일드라마는 처음이란다.
KBS2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으며 자신의 나이도, 본명도 모르는 ‘꽃님’역을 맡아 존재감을 과시한 배누리가 6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배누리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경제스타와 내방 인터뷰를 가졌다. 26살의 배누리로 돌아온 그는 80회가 넘도록 말괄량이처럼 땋았던 머리를 풀고 살짝 웨이브를 넣은 긴 머리에 웃음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상 이야기를 하던 중, 배누리는 친한 연예인으로 걸스데이 유라를 언급했다. 유라와는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동기로 만나 몇 년째 친분을 이어 오고 있다.
연예계라는 같은 분야에 몸담고 있는 두 친구는 서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그는 “조금은 다른 분야에 있지만 그래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유라가 노래, 연기, 예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다. 그 현장들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 준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배누리는 “물론 가수들은 행사나 무대에 자주 서면서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다. 그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부럽기도 하지만 아이돌 그룹의 스케줄은 살인적이더라. 유라의 스케줄을 보고 친구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본 받을 점이 많은 친구이다”고 말했다.
“저는 그 스케줄을 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가수와 배우는 기본적으로 호흡이 다르더라. 가수가 최대한 많은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팬들을 자주 만난다면, 배우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내가 아닌 어떤 캐릭터로 변신해서 시청자들을 만나죠”
‘인형의 집’ 좋은 반응에 힘입어 첫 상업 영화인 ‘성난 황소’ 촬영에도 매진 중이다. 꽃님이 캐릭터 덕분에 인지도도 올랐다. 하나 둘씩 그를 알아보는 팬들도 늘어가고 있다. 작은 관심이 그를 더욱 힘이 나게 했다.
“팬 층이 두텁지는 않아요. 맡았던 캐릭터들이 밉상은 없어서 그런지 아직 안티도 없다는 게 좋다. 그래도 저를 알아봐주고, 연기가 좋았다고 말해주는 팬들에게 힘을 받고 있어요.”
/전민영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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