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소상공인업장의 고용 위축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주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경우가 많은 고령층 일자리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체 업종(300명 이상 회사 조사) 중 55세 이상 근로자가 가장 많은 업종은 20만4,665명이 일하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이다. 이 업종은 경비업, 청소업 등이 대표적인 예로, 아파트에서 경비나 청소 업무를 하는 분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전체 60만3,979명 근로자 중 33.63%가 55세 이상이다. 전체 업종의 평균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이 12.74%인 것을 고려했을 때 3배 가까이 된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은 2017년 8월 기준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결과 최저임금 미만율이 19.5%로, 전체 근로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업종 중 미만율이 숙박 및 음식점업(34.4%)에 이어 2위였다. 전체 업종의 평균 최저임금 미만율은 13.3%이다.
농업, 임업 및 어업 또한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이 37.74%에 달하고 최저임금 미만율은 42.8%로 절반에 가까웠다.
고령층 고용 통계는 300명 이상을 고용한 규모가 있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낸 것이라 300명 미만을 고용한 업장들까지 고려하면 고령층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 빈곤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노후 생활 보장이 되지 않은 노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일자리를 잡으려 하다 보니 고령층 고용률은 높으나, 나이 들어서 갖는 일자리는 저임금 일자리 등이 많다.
현장에서도 고령층이 주로 일하는 경비업계이나 청소업계, 주유소업계 등은 이미 외주를 주거나 셀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압구정 구현대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경비원 100명가량을 올해 초 전원 해고하고 경비원 28명, 관리원 70명 체제로 전환했다. 또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열악한 환경에 맞서 잇따라 농성을 하고 있고,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주유소도 나날이 늘고 있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노동생산성보다는 비용을 생각해 고령층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임금이 올라가면 그쪽부터 정리하지 않겠느냐”며 “최저임금 인상이 고령층 외에도 청년층 등 노동생산성이 낮은 계층 전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청년층은 한 가정의 구성원이 많은 반면 고령층은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사회복지제도가 잘돼 있어 60세가 넘으면 주로 소비층이 되나 우리나라는 제도 미비로 저소득 근로자가 되거나 생계형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퇴직 후 창업한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게 되면 결국 저소득 근로자로 편입될 수밖에 없어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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