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을 찾아 나선 탐험가는 많지만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198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해안에서 발견된 ‘센트럴 아메리카’는 산호세와 함께 몇 안 되는 보물선 탐사 성공 사례의 하나다. 이 배는 골드러시가 한창이던 1857년 허리케인을 만나 선원 425명과 함께 침몰했다. 이 배를 발견한 것은 한 해저탐색팀으로, 28년 만인 2014년 보물들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배 안에서는 3,100개의 금화와 45개의 금괴가 발견됐으며 가치는 5,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보물선 이야기가 있다. 1323년 고려와 원나라를 오가다 침몰한 무역선이 1973년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7년에 걸친 선체 인양 결과 배 안에서는 엄청난 유물이 나왔다. 고려청자를 비롯해 형체가 온전히 보존된 도자기만 2만점, 송원 시대 중국 동전은 8만개가 넘었다.
한 민간 기업이 울릉도 인근에서 러일전쟁 당시인 1905년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시끌벅적하다. 150조원 가치의 금화와 금괴가 실려 있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과거에도 많은 사람이 나섰지만 번번이 탐사에 실패했던 바로 그 배다. 객관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실제로 보물이 있는지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회사 측의 일방적인 발표만으로 주가가 들썩거리는 것을 보니 보물선의 위력이 대단하기는 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업까지 나서 소문으로만 전해진 일확천금을 찾아 나서는 세태가 우려스럽다.
/정두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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