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의 장편소설 ‘홀(The Hole)’이 15일 미국 ‘셜리잭슨상(Shirley Jackson Awards)’의 장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작가가 셜리잭슨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6년 출간된 장편소설 ‘홀’은 음침하고 섬뜩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를 치밀하고 섬세한 문장과 구성으로 그려내는 것으로 잘 알려진 편혜영의 네 번째 장편소설로 2014년 계간 ‘작가세계’ 봄호에 실린 단편소설 ‘식물애호’를 확장한 작품이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불구가 된 몸으로 살아가는 한 대학교수의 내면을 그린 작품으로 심리 묘사와 갈등을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 표현했다. ‘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출판 지원으로 미국에서 출간됐다.
셜리 잭슨의 문학 세계를 기리기 위해 2007년 제정된 셜리잭슨상은 과거 1년간 출간된 심리 서스펜스, 호러, 다크 판타지 작품을 장편·중편·중단편·단편·단편집·앤솔러지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수상작은 작가·편집자·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발표는 매년 7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공상과학(SF) 컨벤션인 리더콘에서 이뤄진다. 2017년 장편 부문 후보작에는 수상작 ‘홀’을 비롯해 미국 소설가 댄 숀의 ‘일 윌(Ill Will)’, 캐나다 소설가 데이비드 뎀척의 ‘더 본 마더(The Bone Mother)’ 등이 올랐다.
잭슨은 서스펜스·호러·미스터리 장르의 문학작품으로 명성이 높은 20세기 미국 작가로 ‘제비뽑기(The Lottery)’ ‘힐 하우스의 유령(The Haunting of Hill House)’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We Have Always Lived in the Castle)’ 등의 대표작을 남기며 ‘고딕 호러 소설의 선구자’로 불렸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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