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과 모욕적인 언행으로 갈등이 극에 달했던 자유한국당이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의 사과로 탈출구를 찾는 분위기다. 내일 오전까지 혁신비대위원장 후보자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인 가운데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권한대행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의총 때 발언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다. 그는 지난 12일 의총에서 특정 의원에 대한 악감정을 드러내 의원들 간 고성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친박·비박계는 지난 두 차례 의총에서 거친 언사로 상대를 공격했던 만큼 이날 의총에서도 충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두 계파 모두 예상과 달리 자세를 낮췄다. 참석자 중 일부가 “더는 국민 앞에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앞두고 있어 이날만큼은 갈등을 피해야 한다는 자제론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친박계가 중심이 된 재건비상행동이 의총장에 들어가는 김 권한대행에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들은 ‘당 깨려고 복당했느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에서 혁신비대위원장 후보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며 의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늦어도 내일 안에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오늘 오후나 내일 일찍 후보군을 확정해 별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말했다. 당내 의원들 다수는 김 교수, 박찬종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김성원·전희경 의원 가운데 김 교수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17일 비대위원장을 지명하고 전국위원회를 열어 추인 절차를 거친다. 오는 23일까지 비대위원을 확정하고 24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확정할 방침이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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