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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상인 1호' 뽑힌 인왕시장 김창선씨 "원산지서 직접 고른 제철 채소…그게 경쟁력이죠"

"나물 구하러 하동, 마늘 찾아 의성으로

일주일 서너번 '발품' 신선도·단가 잡아

품질·가격 승부하니 고객 저절로 늘어"





“우리 상인들끼리는 경쟁할 필요가 없죠. 좋은 물건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면 물건은 잘 팔리기 마련이고 그게 진짜 경쟁력입니다.”

16일 서울시가 상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서울상인’의 1호로 선정된 김창선(52·사진)씨를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에서 만났다. 그는 시장에서 나물과 채소를 파는 ‘달래상회’라는 이름의 점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서울의 전통시장 상인 13만여명 중 나보다 더 열정적이고 장사를 잘하는 이들이 많은데 내가 첫 번째 우수상인으로 뽑힌 게 부끄럽다”며 “그러나 그동안 열심히 뛰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사를 시작하기 전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을 했다고 한다. 23세에 입사한 회사에서 3년간 영업을 하다 26세부터 채소장사를 하는 어머니로부터 일을 배웠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부터 노점에서 채소를 팔았죠. 저도 회사생활을 3년 정도 한 후 어머니 노점에서 일했어요. 35세쯤에 그 노점을 물려받았고 저와 어머니의 소원이던 가게는 2년 후 열었습니다.”



현재 부인과 함께 운영하는 달래상회에는 2명의 직원이 있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임대료도 못 낼까 싶어 막막했지만 지금은 직원 월급을 주는 데 문제없고 달래상회를 운영하면서 아들과 딸을 교육시키고 시집·장가도 보냈다. 20여년 전부터 전통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김씨가 가게를 잘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판매상품을 차별화하고 품질관리에 힘썼기 때문이다.

김씨는 “제철 나물과 채소를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 일주일에 3~4번은 원산지에 가서 직접 상품을 고르고 가져온다”며 “나물철에는 하동·태백을 돌아다니고 마늘철에는 의성·남해 등으로 직접 가 좋은 마늘을 골라온다”고 말했다. 곧 고추철인 가을이 되면 괴산과 영월의 농산물 집하장을 방문해 좋은 고추를 찾을 계획이다.



서울시의 ‘서울상인’ 1호로 선정된 김창선(오른쪽)씨가 서산의 마늘집하장에서 품질좋은 마늘을 찾기 위해 출하된 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직접 원산지에서 상품을 가져오니 신선도도 높고 특히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아 판매단가를 낮출 수 있어 단골이 많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인왕시장 주변에는 부촌이 몇 곳 있는데 그곳 주민들 중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가지 않고 우리 가게만 고집하는 단골들이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인왕시장 상인회의 총무도 맡고 있는 김씨는 앞으로 시장을 더욱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 그는 “시장을 TV나 신문에 광고를 낼 수도 없으니 홍보는 오직 입소문”이라며 “품질과 정직한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상인’은 서울시가 상인들의 롤모델을 위해 만든 칭호로 올해부터 상품·집객·광고·진열·대화·단골·청결·상인정신·직원복지 등 9개 분야의 각 장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김창선씨는 1호로 ‘상품’ 분야에서 선정됐다. 서울상인에 선정되면 ‘서울상인’을 인증하는 현판이 붙고 강연과 멘토링 등 홍보대사의 역할도 수행한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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