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대미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과의 무역역조를 문제 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폭탄 압박이 한층 거세질 빌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13일 발표한 수출입 통계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1,337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상반기 중국의 전체 무역 흑자 규모가 9,01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6.7% 줄어든 와중에 갈등 대상인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오히려 흑자폭이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전체 무역 흑자에서 대미 흑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상반기 95.8%로 지난해 상반기(63.5%)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향후 미중 무역갈등의 여지는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던 지난 6월만 놓고 봐도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289억7,000만달러로 전달의 245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6월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중국의 수출입 자료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날 중국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중국 승용차 판매 현황도 미중 간 무역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결과를 담았다.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 187만4,200대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계 차량의 판매는 18만1,2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감소했다. 이는 현대·기아차 등 한국 차 판매가 두 배 이상 늘어나고 독일 차 4.9%, 일본 차가 3.5%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수치로 중국 내 미국산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상반기 전체로도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12.0%에 달했던 미국 차의 점유율은 10.7%로 감소했다. 한국 브랜드 점유율은 3.8%에서 4.7%로 늘어났고 독일은 20.2%에서 21.0%로, 일본은 17.7%에서 17.8%로 소폭 증가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