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멍투성이인 얼굴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의 공분을 일으킨 ‘인천 여고생 집단 폭행사건’의 10대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다만 범행에 가담한 10대 여학생 2명은 미성년인 점 등이 고려돼 형사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12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수중감금치상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강요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 휴학생 A(19)군 등 10대 2명에게 징역 4년6월∼5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매매알선방지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B(14)양 등 10대 여학생 2명은 인천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한다고 밝혔다.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으면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라 ‘보호자 및 위탁보호위원 위탁 처분’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1∼10호의 처분을 받게 된다.
재판부는 A군 등 10대 2명에 대해 “피고인들은 2015∼2016년부터 수차례 소년보호처분이나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기본적인 준법의식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회적 비난을 받을 여지가 매우 높아 이제 막 성인이 된 점을 고려하더라고 법의 엄정함을 깨닫게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양 등 10대 여학생 2명에 대해서는 “만14∼15세에 불과하고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의 부모가 피해자 측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5월 말 열린 결심 공판에서 A군 등 10대 2명에게는 징역 11∼13년을, B양 등 10대 여학생 2명에게는 단기 5년∼장기 7년 6월을 각각 구형했다.
A군 등 4명은 올해 1월 4일 오전 5시 39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편의점 앞길에서 예전부터 알고 지낸 모 여고 3학년생 C(18)양을 차량에 태운 뒤 인근 빌라로 데리고 가 20시간가량 감금한 채 6시간 동안 집단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C양에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남성과 만나 성매매를 하라고 강요한 혐의도 받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C양에게 성매매를 시켜 돈을 벌려고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직후 페이스북에는 ‘인천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시퍼렇게 멍이 들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C양의 얼굴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경찰이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여중생이 아니라 졸업을 앞둔 여고생이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