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해공항 앞 도로에서 택시기사를 들이받아 의식불명 상태로 만든 BMW 운전자가 항공사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고가 발생한 김해공항 국제선청사 2층 입구 앞 진입도로는 평소 승객과 짐을 싣고 온 택시나 승용차들이 상시 정차해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안전 운행 속도가 40㎞ 이하로 제한되고 한국공항공사에서 진입 속도를 줄이려고 차선 간 안전봉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한 구간이다.
가해자인 BMW 운전자 정모(35)씨는 항공사 직원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 같은 항공사 직원 1명과 외주업체 직원 1명을 태우고 자기 소유의 BMW를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항진입도로 사정을 잘 아는 항공사 직원이 왜 해당 구간에서 과속했는지가 의문이다. 한 공항 상주직원은 “지리를 잘 알기 때문에 피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었는지, 차를 자랑하려는 치기에 위험성을 순간 잊은 것이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앞을 잘 보지 못했다”면서 “동승자 1명에게 급한 볼일이 생겨 공항으로 데려다주면서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동승자 2명은 없었고 운전자만 있는 상황이었다.
인터넷에 공개된 BMW 블랙박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관련 청원이 16건이나 올라오기도 했다. 한 청원인은 “운전자와 동승자가 도로 위에서 카레이싱 하듯 과속했다”며 “죄의식 없이 순간적 희열을 즐겼고 (동승인들이) 사고 뒤 쓰러진 택시기사를 응급처치하지 않고 도주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BMW 차량 속도 측정 결과가 발표되면 정씨를 비롯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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