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문제 해결은 수십 년에 걸친 도전”이라고 언급하며 단숨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빈손 방북’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수행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 기자들과 만나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이 오늘날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그들에게 안전 보장책이 아닌 위협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전략적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은 수십 년에 걸친(decades-long) 도전”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수십 년에 걸친’이라는 표현에 대해 국무부는 “미국이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직면했었는지를 의미하는 것이지, 이 위기를 해결할 시간표를 언급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CNN은 전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그 나라 전체가 그들이 전략적으로 잘못 해왔다는 걸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나는 거기에 있었고 그걸 봤다”고 말했다. 이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앞에 놓인 길이 한참 남아 있으며, 변화가 일어날지는 북한에 달렸다고 말했다”며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한 좌절감을 누그러뜨리려 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를 여전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주 방북 이후 회의론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믿는다. 그러나 그는 세계에 관해 현실주의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을 비난한 데 대해 “북한에 관해서 말하자면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방북 이후 북한 외무성 소속 누군가가 발표한 성명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한 싱가포르 합의가 우리가 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약속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열외로 취급받거나 곁길로 새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은 우리가 직면한 다른 도전들 속에서도 진전을 만들어낸 데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것을 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비핵화 회담 국면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면서 구체적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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