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누적으로 인한 감기몸살로 지난달 28일부터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해왔던 문재인 대통령이 숨고르기를 끝내고 2일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기력을 회복하고 있으며, 2일부터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부터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6·13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국내외 현안들을 차분히 살펴보면서 하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구상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이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깊이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선언과 북미 센토사 합의 이후, 이제는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미 간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도 언제든 남아있어, 이후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든 조심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운전자’를 자임해 온 문 대통령의 하반기 외교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하반기 문 대통령 앞에는 굵직한 외교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김 위원장에게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요청한 바 있어, 문 대통령도 이 포럼에 참석하게 된다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
또 판문점선언에 따라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안에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올해 안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아울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도 진행된다면 문 대통령의 행보와 역할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9월 중하순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3차 유엔총회에서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종전선언 참여를 주장하고 있어 이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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