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희생자 가족들이 당시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는 KAL858기 실종자 가족회와 사건 진상규명 대책본부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KAL기 폭파사건은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858기가 공중폭발한 사건이다. 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숨졌다. 당시 정부는 유해나 유품을 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사건을 북한에 의한 공중폭파 테러사건으로 규정했고, 제13대 대통령 선거 전날이었던 12월 15일 김현희를 폭파범으로 지목하며 입국시켰다. 김현희는 1990년 사형 판결을 받았다가 같은 해 사면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증거 부실 등을 이유로 31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실종자 가족회와 사건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거짓은 영원히 덮을 수 없고,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9년간 적폐 정권하에서 김현희가 공중파 등 방송에 얼굴을 내미는 동안 우리의 처절한 호소는 묵살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기부는 사건 발생 불과 사흘 뒤 ‘무지개 공작’을 기획하며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는데, 당시 사고 현지에서는 테러 증거가 없었는데 전두환과 안기부는 어떻게 북에 의한 테러임을 알았느냐”고 “김현희는 전두환 군사정부의 정권 연장을 위해 이용됐던 도구”라고 꼬집었다.
진상규명 대책본부 총괄팀장인 신성국 신부는 “(가족회) 어머님들이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올해 안에 진상규명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면서 “KAL858기 사건의 주범은 전두환이고, 기획된 공작을 실행에 옮긴 김현희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진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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