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영건 황희찬(22·잘츠부르크)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가 익숙하다. 지난 3월 도르트문트와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에서 저돌적인 플레이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잘츠부르크는 2대1로 이기는 이변을 썼다. 황희찬은 2차전에도 나서 수비진을 괴롭히며 0대0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잘츠부르크는 사상 첫 유로파 8강에 성공했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전통 강호다. 도르트문트의 보석 마르코 로이스(29)는 당시 2경기 모두 출전했으나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각각 한국과 독일의 키플레이어인 황희찬과 로이스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27일 한국-독일의 러시아월드컵 F조 최종전은 양팀 모두 맞불 공세로 부딪쳐야 하는 상황인 만큼 전천후 공격자원인 이 둘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크다. 황희찬은 2차전 멕시코전(1대2 패)에 왼쪽 윙어로 기용돼 특유의 거침없는 드리블과 몸싸움으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투톱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온 만큼 독일전에는 최전방에 전진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로이스는 스웨덴과의 2차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다가 후반에는 투톱 한자리를 맡았다. 로이스가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덕에 흔들리던 독일은 첫 승을 올렸다.
로이스는 2012년부터 도르트문트에서 뛰는 터줏대감.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도르트문트는 대회 전부터 황희찬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독일전이 황희찬에게는 어쩌면 최종 오디션인 셈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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