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의 빈소는 3년 전 아내 故 박영옥 여사의 빈소였던 자리로 전해졌다. 아내와 함께 묻히고 싶다며 국립묘지 안장을 거절했던 김 전 총리는 떠나는 길도 아내가 걸었던 길을 따랐다.
김 전 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은 지난 2015년 2월 64년 동안 동고동락한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의 빈소 자리다.
당시 김 전 총리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지만 5일 내내 빈소를 지켰다. 1951년 아내에게 선물한 결혼반지를 목걸이에 매달아 목에 걸어주며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장례 당시 김 전 총리의 건강을 걱정한 가족들이 휴식을 권하자, 그는 “평생 날 위해 살다간 아내가 누워 있는데 무슨 면목으로 편히 앉아 있느냐”며 떠나지 않았던 일화도 있다.
앞서 박 여사의 임종 직전 병상을 떠나지 않고 손을 꼭 잡은 채 임종을 맞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당시 빈소에서 조문객에게 “난 마누라하고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싶어서 국립묘지 선택은 안했다”며 “(장지에) 거기 나하고 같이 나란히 눕게 될 거다. 먼저 저 사람이 가고 (나는) 그다음에 언제 갈지…외로워서 일찍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눈시울을 붉혔던 일화가 있다.
김 전 총리의 장지는 부인이 묻혀 있는 충남 부여의 가족묘원이다. 한 측근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총리는 생전에 ‘고향의 가족묘원에 먼저 간 아내와 같이 묻히겠다’고 하셨다”면서 “고인이 가족장으로 검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총리와 박 여사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소개로 만났다. 박 전 대통령 형의 딸이 박 여사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사촌지간이지만 교류가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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