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러시아가 5대0의 화끈한 승리로 홈팬들 앞에서 승점 3을 신고했다.
러시아는 15일(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전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5골 차 대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만에 유리 가진스키(크라스노다르)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고 전반 43분에는 교체 멤버인 데니스 체리셰프(비야레알)가 문전에서 침착하게 수비를 따돌린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러시아는 후반 25분에 196㎝ 장신 공격수 아르템 주바(아르세날 툴라)의 헤딩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승리를 예약했고 경기 종료 직전 주바가 떨어뜨려 연결한 공을 체리셰프가 마무리했다. 교체 선수가 3골을 책임진 것이다. 마지막에는 알렉산드르 골로빈(CSKA모스크바)이 기막힌 프리킥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본선 32개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가장 낮은 나라다. 러시아는 70위, 사우디는 67위다. A조(우루과이·이집트) 2위 티켓이 두 팀의 현실적인 목표로 전망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한 발 앞서 갔다. 2016유럽선수권(유로2016) 이후 감독을 교체(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하고 세대교체 작업에 들어간 러시아는 최근 터키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1대1로 비기는 등 A매치 7경기 연속 무승의 성적표로 개막전에 나섰으나 걱정과 달리 가공할 화력을 앞세운 완승으로 대회를 출발했다.
구소련 시절이던 1966잉글랜드 대회에서 4위에 올랐던 러시아는 1986년이 마지막 16강이다.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2010남아공 대회 때 남아공이 유일하다.
12년 만에 본선에 오른 사우디는 시종 열세를 면치 못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아르헨티나) 사우디 감독은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보다 거의 5개월이나 늦은 지난해 11월에 지휘봉을 잡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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