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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리 퇴진...伊 포퓰리즘 정부 출범...커지는 남유럽 리스크

스페인 증시 일주일새 5.3% ↓

伊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주세페 콘테(왼쪽)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와 세르조 마타렐라(오른쪽) 대통령이 5월31일(현지시간) 로마의 대통령궁에서 신규 정부 승인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기본소득 정책을 총괄할 노동산업부 장관에,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난민 정책을 담당하는 내무장관직을 맡게 돼 유럽연합(EU)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마=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총리 퇴진과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권 출범이 현실화되면서 유럽발 정치 리스크가 또다시 금융시장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우여곡절 끝에 3개월 가까이 지속돼온 무정부 상태를 마치게 됐지만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부 수립이 현실화하면서 새 정부의 향후 행보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스페인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의 의회 통과가 거의 확실시되면서 정세 불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은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하원에 제출한 사회당이 하원 전체 의석 350표 중 과반인 180표의 지지를 확보함에 따라 총리 실각이 거의 확실시된다. 사회당 84석, 급진좌파 정당인 포데모스가 67석, 여기에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정당과 바스크 국민당이 동조하면서 과반인 176표를 넘어선 것이다.

스페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 개혁을 거쳐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데다 정치적으로도 친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해 이탈리아와는 사정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라호이 총리가 불신임 의결 전에 사임할 경우 새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과도정부 체제가 가동돼 새 정부 구성까지 정국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제1야당이지만 의석이 과반에 못 미치는 사회당이 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법안 추진 시 총리 불신임에 힘을 보탠 카탈루냐 분리주의자 등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FT는 “스페인은 유럽에서 정치·경제적 불안정의 원인이 되는 이탈리아와 달리 새 정부가 들어서도 시장 친화적이고 유럽적인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총선 등으로 인한 정치적 공백과 분리주의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스페인의 대표 주가지수인 IBEX35는 전일 대비 1.05% 하락한 9,465.50에 마감했다. 지난 일주일간 스페인 증시는 5.3% 떨어졌다.

유럽 위기설의 진앙지가 된 이탈리아는 3개월 만에 무정부 상태를 마치며 정국이 일단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였지만 복지 확대에 따른 재무건전성 우려와 EU와의 마찰 가능성 등 포퓰리즘 연정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실정이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이 총리 후보로 재천거한 주세페 콘테 피렌체대학 법학과 교수에게 정부 구성권을 다시 부여했다. 이날 로마에서 회동한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와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유로화 탈퇴를 주장하는 파울로 사보나 대신 로마 ‘토르베르가타’ 대학의 강사 조반니 트리아를 경제부 장관에 앉히기로 하는 절충안을 도출하면서 가까스로 연정에 합의했다.

연정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주초 2.73%까지 치솟았던 2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는 이날 0.95포인트 하락한 1.04%까지 내려가는 등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탈리아 정부가 이날 5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사들이며 채권시장 진정에 나섰기 때문이며 0.2∼0.3%대를 오가던 평소 수준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또 오성운동과 동맹이 표방해온 기본소득 도입, 세금 인하 등 재정 지출 확대 정책이 유럽에서 그리스에 이어 2번째로 빚이 많은 국가인 이탈리아의 재무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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