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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만 남은 북미회담]트럼프 "ICBM 포함" 폼페이오 "할일 남아" 미온적 金에 최종압박

폼페이오 "72시간에 실질적 진전 이뤘다" 평가했지만

트럼프 "2~3번 회담할 수도" 로드맵 견해차 시사

초단기 VS 제재 해제...北美, 빅딜 막판 조율할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월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롯데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5월31일(현지시간) 원활하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세기의 만남’이 사실상 ‘9부 능선’에 올라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김 부위원장과 뉴욕 맨해튼에서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지난 72시간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큰 틀의 그림이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며 “세계의 흐름을 바꿀 일생에 단 한 번의 이 기회를 잡으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전회담 결과들을 보고 받으면서 비핵화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하듯 “북미 회담이 의미가 있길 원한다. 그것은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마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김 부위원장과 2시간 20분에 걸친 회담을 마친 후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가 지난 사흘간 노력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의 실무 회담이 뉴욕 고위급회담을 거쳐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은 만큼 북미 정상이 만날 기본적 토대는 쌓였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를 공표해 좌초 위기까지 갔던 싱가포르 북미 회담이 3각 채널로 이뤄진 사전회담들을 거쳐 일주일 만에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양국은 특히 외교 및 정보 라인을 총가동해 북한의 핵무기 반출과 미사일 폐기, 사찰 및 검증 등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구조와 주요 내용에 접근을 이루는 한편 미국이 보상 성격으로 제공할 체제 안전과 경제 지원을 놓고도 상당 부분 논의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를 상정해 “우리는 강하고 연결된, 안전하고, 번영된 북한의 모습을 상상한다”며 북측에 비핵화로 얻게 될 반대급부들을 충분히 제시했음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북미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열리길 희망한다면서 “회담을 위한 절차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비핵화 대상에는 미사일도 포함된다”고 밝혀 북측이 핵무기 폐기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에도 진전된 입장을 피력했음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비핵화 로드맵의 방향과 수준에서 접점은 찾았어도 ‘디테일(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첫 정상회담을 열어 비핵화의 기본원칙과 방향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더라도 앞으로의 이행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측은 비핵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불가피한 부분은 단계적 방식을 취하더라도 최대한 일괄적으로 빠른 시일 내 끝내려는 입장인 데 비해 북측은 비핵화의 단계적 부분을 최대한 세분화하고 그 사이에 제재 해제 등 일정한 보상책들을 끼워 넣으려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측의 단계적 비핵화를 최대한 앞당길 결단은 결국 김 위원장만이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과감한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의 회담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하지만 종종 합의는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한 번의 회담 또는 두 번의 회담 또는 세 번의 회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언젠가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북핵 폐기 설득을 위한 마지막 ‘깔딱고개’가 결코 녹록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비핵화 협의에서 북측의 양보를 최대한 끌어내도 그 성과가 미국 의회나 언론은 물론 한국·일본 등이 기대하는 눈높이에 충분히 미치기 어렵다는 문제도 남는다. 폼페이오 장관도 그런 현실을 고려한 듯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모두 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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