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마량댁 맏사위의 파란만장 처가살이’ 편이 전파를 탄다.
▲ 충남 서천 마량포구의 두 사위와 함께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가족
동이 트지도 않은 새벽부터 바다로 향하는 선장 이건호(60)씨와 맏사위 김봉연(40)씨. 봄철, 산란을 위해 마량 앞바다로 몰리는 넙치(광어)를 잡기 위해서인데.... 귀어한 지 11년째인 사위 봉연씨는 매년 이맘때면 새벽잠을 포기하고 나와 장인의 조업을 물심양면 돕는다. 선착장에선 제철 맞은 광어를 어창 가득 싣고 돌아오는 어선을 기다리는 또 다른 사위가 있으니, 맏사위 봉연씨에 이어, 처가살이 5년 차에 접어든 둘째 사위 전영삼(42)씨다. 이렇게 충남 서천 마량포구에는 두 사위와 함께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특별한 가족이 있다.
장인 건호씨가 잡아 온 활어들을 사위들이 어촌계의 어판장에서 팔아 생계를 꾸리는 가족. 어판장에서는 두 사위의 아내이자 이 집 두 딸, 그리고 장모 김순옥(56)씨, 세 여자가 조업에서 돌아온 남자들을 반기는데.... 배에서의 대장이 건호씨라면 어판장의 대장은 억척 살림왕 순옥씨다.
맏사위 봉연씨 부부가 어판장에서 활어를 판매하고, 2층 어판장에 달린 식당에서 작은 사위 영삼씨 부부가 손님들에게 회를 내주는 일을 하는 동안, 어판장과 식당의 주방에서 온갖 궂은일을 억척으로 해내며 자식들이 하는 일을 관리하는 장모 순옥씨. 하지만 모든 건 돈 한 푼 가져가지 않는 무료 봉사다. 처가로 온 자식들에게 차례차례 넘겨주어 어판장은 5년 전부터 완전히 자식들의 것이기 때문에 이제 손을 떼도 될 법한데 순옥씨는 여전히 자식들을 독립시키지 못하고 있다. 모두 자식들이 한 푼이라도 아껴서 돈을 많이 벌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 잔소리쟁이 장모 vs 장사 욕심쟁이 맏사위
장모 순옥씨는 맏사위 봉연씨의 장사 스타일 때문에 늘 속이 탄다. 남는 것도 없게 손님들에게 퍼주는 것은 기본, 장인이 잡는 것만으론 부족해서 해산물을 추가로 사야할 때마다 무작정 많이 구입해 어항을 가득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 맏사위. 이에 장모 순옥씨는 그런 맏사위에게 늘 잔소리를 퍼붓지만, 지난 11년 동안 바뀐 건 없다.
모두 주는 만큼 돌아온다는 봉연씨 나름의 장사 고집 때문인데.... 이젠 장사만큼은 장모님이 믿고 맡겨줬으면 좋겠는 마음이 있어도, 언감생심 장모에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사위가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자식들을 위한 장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니, 맏사위 봉연씨는 눈치껏 본인의 방식대로 장사하고, 그때 그때 혼이 나고 넘기는 식이다. 장모 순옥씨 역시 고집은 부려도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부지런한 사위를 잘 알기에 겉으론 잔소리하지만 속으론 맏사위를 집안의 기둥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 작은 사위의 입지가 커질수록 장모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맏사위
지난 10여 년, 장사방식 때문에 수없이 혼이 나며 지내도 맏사위 봉연씨가 그다지 기분 상해하지 않는 건 맏사위 봉연씨와 장모 순옥씨는 사실 엄마와 아들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 없을 만큼 돈독한 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2년 전부터 장모님의 잔소리가 자꾸 마음에 쌓이기 시작했고, 잔소리할 때마다 꽁해 있는 사위의 눈치를 보게 된 건 순옥씨 역시 마찬가지. 이유는 뒤늦게 처가에 합류한 작은 사위 영삼씨의 입지가 점점 커지면서, 맏사위 봉연씨가 알 수 없는 서운함을 느껴왔기 때문인데....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장사방식에 변함이 없자, 장모 순옥씨는 맏사위 봉연씨가 맡아왔던 물품 구매 업무를 작은 사위에게 넘기게 되고. 봉연씨는 본인의 일을 동서에게 넘기게 된 것에 자존심이 크게 상하고 만다. 그 와중에 장모 순옥씨가 본인 몰래 구입한 건강식품이 동서의 것으로 오해까지 하는데....
설상가상 동서가 한 실수까지 본인이 대신 혼나자, 봉연씨는 이번만큼은 참질 못하고 장모에게 대들고 만다. 장모 순옥씨 또한 이 모든 자신의 고생을 가장 잘 알아줘야 마땅한 맏사위가 늘 하던 잔소리 한마디에 갑자기 화를 내며 대들자, ‘이럴 거면 떠나서 살라’고 내지르는데!
그간의 노력을 몰라주고 장모님이 작은 사위에게만 맘을 주는 것으로 오해한 맏사위 봉연씨. 그리고 자나 깨나 자식 걱정에 잔소리쟁이가 된 장모 순옥씨. 과연 두 사람은 갈등을 극복하고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마량포구 어부 가족은 무사히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사진=MBN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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