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만성 호흡기질환 발병의 위험 요인으로 확인되면서 국가 차원의 호흡기질환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를 도입해 조기부터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기능을 떨어뜨려 호흡기질환의 발병, 악화,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며 “미세먼지 배출을 저감하는 것 외에도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인 예방관리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만성 호흡기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등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 관리가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김 교수는 “COPD는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떨어져 조기 진단과 치료가 활발하지 않다”면서 “폐는 한번 망가지고 나면 쉽게 돌이킬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폐기능을 검사하고 진단, 관리하는 데 소홀하다”고 꼬집었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COPD 환자 수는 340만명으로 유병률은 40세 이상 인구에서 약 13% 정도다. 특히 40세 이상 남성의 COPD 유병률은 19.4%에 달하지만 실제 COPD로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환자는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는 폐암만큼 위험할 뿐 아니라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 비가역적 질환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폐기능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 조기 진단하는 것만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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