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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리 유엔 WFP 사무총장 "北 어린이·임산부 여전히 영양지원 절실"

"1990년대보단 낫지만 아직 부실"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사무총장이 1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15일 “북한의 어린아이들과 임산부 등에 대한 영양 지원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어려운 식량 사정을 강조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지난 8~11일 북한을 직접 돌아본 후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평양에서 이틀을, 지방에서 나머지 이틀을 보냈다”며 “수십 년 전보다는 개선됐지만 영양 결핍과 기근 문제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가뭄과 이에 따른 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아사한 1990년대와 비교하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식량 지원이 절실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WFP의 추산에 따르면 북한 인구 2,500만명 중 1,000만명 정도가 영양 결핍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엄마와 0~3세 유아, 임산부들의 영양 결핍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WFP를 통한 대북 식량 지원 총액은 지난해 1,431만달러(약 153억원)로 201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영양 취약 계층에만 최소한의 식량 공급을 하고 있다. 비슬리 총장은 “(핵·미사일 개발 관련) 대북제재의 영향이 인도적 지원에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자체 식량 생산 능력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 시설과 농기구가 부족해 대부분 손으로 농사를 짓는 상황이다. 또한 북한 전체 면적 중 15~20% 만 경작 가능한 땅으로 파악되는데, 이마저도 극심한 겨울 날씨, 홍수, 가뭄 탓에 농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그는 14일 일본에서도 언론 인터뷰로 방북 소감과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슬리 총장은 평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만나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 고위 관리들이 “국제 협력과 투명성을 높일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비슬리 총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면담하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식품·외식 업계 관계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 정관계 관계자 등과 함께 ‘전 세계 빈곤·기아 퇴치 프로그램’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문제가 큰 진전을 보이고 후속으로 대북제재까지 완화될 때를 대비한 인도적 지원 사전준비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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