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영화 제작 환경이 나아지려면 제대로 된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시리즈물)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1,400만 관객 영화 ‘신과 함께’ 속편의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54·사진) 대표는 ‘K무비’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프랜차이즈 영화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문화체육관광부·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연 ‘2018 세계웹툰포럼’ 강연에서 “앞으로 프랜차이즈 영화가 성공한다면 국내 제작·투자사에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영화 사상 처음 1·2편이 동시 제작돼 오는 8월 선보이는 2편 ‘신과 함께-인과 연’도 성수기 흥행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원 대표는 “2편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낸다면 ‘신과 함께’를 아시아 프로젝트로 키울 계획”이라며 “ 3·4편을 원하는 목소리가 강렬하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영화계에서 효용성이 높은 제작방식으로 통한다. 관객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기 쉬워 관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영화 성패의 불확실성 감소로 투자 유치가 용이해 이미 ‘어벤져스’ ‘미션임파서블’ ‘007’ 등으로 재미를 본 할리우드에서는 선호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도 잘 만든 프랜차이즈 영화가 나온다면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원 대표의 판단이다. 대만 등 아시아에서의 흥행으로 ‘신과 함께’가 역대 한국 영화 해외 매출 1위에 올랐다고 소개한 원 대표는 “만약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면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1,200만명을 동원한 ‘광해’로 ‘1,000만 제작자’에 이름을 올린 원 대표는 한국 영화가 아시아 지역에 K무비와 함께 ‘K웹툰’ 열풍을 계속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신과 함께’는 만화가 주호민의 동명 히트 만화가 원작이다. 원 대표는 “지난 2011년 판권을 살 당시 작품의 인지도가 높았고 개인적으로도 감명받았기에 곧바로 제작을 결심했다”며 “K웹툰처럼 창의적인 콘텐츠에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무비의 또 다른 무기로 기술력을 꼽았다. ‘신과 함께’는 할리우드 대작들에 견줄 만큼 높은 수준의 특수효과(VFX) 기술을 인정받았다. 컴퓨터그래픽(CG)은 ‘신과 함께’의 김용하 감독이 직접 꾸리고 있는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가 맡았다. 원 대표는 “부족한 CG 예산으로도 할리우드에 맞먹는 영상 기술을 보여주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특수효과는 특히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국내 제작 환경의 변화로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앞으로 스튜디오 촬영이 늘수록 창의성 있는 특수효과 엔지니어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웹툰을 소재로 드라마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원 대표는 “외국계 회사와의 드라마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기존 틀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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