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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생 살인 2심서 공범 형량 대폭 줄어, 주범은 징역 20년 유지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주범인 10대 소녀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이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주범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면치 못했다. 공범은 ‘살인공모’에서 ‘살인방조’로 판단이 바뀌어 형량이 대폭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주범 김모(18)양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범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김양에게 3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1심에서 살인 공모자로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모(20)양은 살인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폐성 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았고, 계획된 범죄가 아니었다“는 김양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 당시 김양의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양은 형량이 무겁다는 주장도 했으나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계획적으로 빼앗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다“며 ”김양의 범행과 항소심에서까지 보여준 태도 등을 종합하면 1심 선고 형량은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양은 1심에서 30년간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한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양이 형기를 마치고 나오더라도 김양의 근본적인 잔인성은 쉽게 사라지기 어려워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범 박양은 1심과 다른 선고를 받았다. 검찰의 증거만으로 김양이 살인을 공모했다고 인정하긴 어렵다고 판단해 살인방조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박양의 지시에 따라 살인을 저질렀다는 김양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양은 박양의 공모나 지시 여부가 자신의 선고 형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사실을 과장되게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양이 초등생을 납치해 살해하는 동안 두 사람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박양도 미필적으로나마 김양이 실제 살인을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양은 김양이 가상이나 허구적 상황을 넘어 실제 살해행위로 나아간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제지하지 않았고, 자신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사체 일부를 훼손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해서는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한편 김양은 지난해 3월 29일 인천시 연수구 한 공원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생 A(당시 8세)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박양은 함께 살인을 계획하고 훼손된 A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바 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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