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조현민 대한항공 전 여객마케팅 전무(35)가 1일 경찰에 출석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조 전 전무는 이날 오전 9시55분쯤 서울 양천구에 있는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나왔다.
조씨는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여섯 번이나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유리컵을 던진 것과 음료를 뿌린 것 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또 총수 일가 사퇴론, 직원들의 촛불집회 움직임 등에 대한 질문에도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날 조씨는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경찰서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 상ㆍ하의를 입고, 검은색 핸드백을 든 채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반지나 목걸이 등 장신구는 하지 않았다.
조씨는 지난 3월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H광고업체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컵에 든 매실 음료를 직원 두 명의 얼굴에 뿌린 폭행 혐의와 회의를 중단하도록 하는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지난 17일 조씨를 입건했다. 지난달 18~19일 A사와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광고업체 직원들의 녹음 파일과 조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조씨의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 조씨가 유리컵을 피해자들을 향해 던졌다면 특수폭행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의 처벌의사가 없으면 처벌이 불가능(반의사불벌죄)한 일반 폭행과 달리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이 점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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