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와대는 26일 오전까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리 여사의 동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저희로서는 (회담 당일인 27일) 오후에 혹은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며 참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리 여사의 동행 여부가 주목되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퍼스트레이디’가 전면에 등장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우리 측에서 이희호 여사와 권양숙 여사가 방북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배우자를 어떤 자리에도 참석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북한에서는 리 여사에 대한 호칭이 ‘리설주 동지’에서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로 바뀌고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리 여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나란히 서는 등 명실상부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도 리 여사가 등장할 경우 북한이 국제사회는 물론 한국을 향해서도 ‘정상국가’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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