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러시아인이 대한항공 기내에서 이미 먹은 기내식을 부인이 또 먹으라고 했다는 이유로 부부싸움을 하다가 식판을 던지고 고성을 지르는 등 한바탕 소동을 부렸다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상 기내소란 혐의로 러시아인 A(53)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 10분께 태국 푸켓발 인천공항행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기내 식사 서비스를 하던 승무원 B(26·여)씨를 팔꿈치로 세게 밀치고 고성을 지르며 식판을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비행기에 동승한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가 소리를 질렀다.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도 밀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씨가 식사 후 식판을 기내 복도에 있는 카트 쪽으로 던지며 다른 승객을 향해서도 고성을 질렀다”며 “이 과정에서 식판에 있던 음식물과 쓰레기도 승객들에게 튀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와 함께 푸껫으로 여행을 갔다가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당일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대한항공 측의 신고를 받고 인천공항에 내린 A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경찰에서 “기내식을 이미 먹었는데 아내가 또 먹으라며 줘 말다툼을 했다”며 “원래 목소리가 커 다른 사람들은 소란으로 느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어 “승무원도 밀친 게 아니라 팔걸이에 올려둔 팔꿈치가 미끄러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당시 A씨 주변 좌석에 있던 다른 승객들을 추가로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면 그를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러시아인과 피해 승무원을 상대로 진술을 받고 모두 귀가 조치했다”며 “주변 승객들을 더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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