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 특검추진을 시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홍 대표가 ‘특검’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총공세를 펴는 데는 이번 사건이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현 정부와 여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댓글공작 등을 문제 삼으며 정통성을 강조해온 만큼 여론조작의 실체가 드러나면 치명타를 입는다. 이에 따라 야권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과 김 의원에 대한 ‘쌍끌이’ 공세로 6·13지방선거 때 ‘정권심판론’을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이를 통해 정부와 여당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불리한 선거국면을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정치공작진상조사위 전체회의에서 “댓글로 일어선 정권, 댓글로 망할 수 있다 ”며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에서 우선 추진해야 할 것으로 김기식 김경수 두 사람에 대한 특검부터 추진을 해야될 것으로 본다”고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김 의원과 함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게 야당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기식 사건 같은 경우에는 해임 여부를 불문하고 그 사람의 범죄 행위를 밝히는 것이 국민 앞에 제대로 된 야당의 도리가 아닌가”라며 “김기식 김경수 이 두 사람에 대한 특검 추진을 원내대표가 하면서 좀 더 야당이 단합돼서 진상 밝힐 수 있도록 추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의혹해소를 위해 김 의원이 민주당원인 드루킹(인터넷 필명)과 주고 받은 메시지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어느 정도 관여하고 어느 정도 여론조작 가담했는지 우선 본인이 떳떳하다면 (문자내용을)언론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판단을 받으면 된다”며 “본인 스스로 A4 용지 30장 분량의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그렇게 하십쇼. 그렇게 하도록 야당이 추진하고 국민과 함께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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