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가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메시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AS로마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에 풀타임 출전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1차전 홈에서 4-1로 승리했던 바르셀로나는 이날 0-3으로 패하면서 원정 다득점에 따라 4강 진출을 AS로마에 넘겨줬다. 메시는 이날 ‘전매특허’인 프리킥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공이 골대 위로 지나가며 아쉬움을 더했다. 슈팅 또한 번번이 골대를 외면하면서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 골만 넣었으면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탓에 메시의 골 결정력에 대한 안타까움은 컸다.
이날 완패로 메시는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을 밟지 못하는 흑역사를 쓰게 됐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의 주축선수로 활약하게 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에도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을 밟지 못했다. 유벤투스에 발목이 잡히면서 8강에서 탈락했다. 당시에도 메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2015-2016시즌에는 바르셀로나가 8강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 2차전 합계 2-3으로 석패했다.
메시는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 2014-2015시즌 3차례 바르셀로나를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최근 3년간의 수렁은 깊어 보인다. 메시는 이날 탈락으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와 경쟁에서 다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호날두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제 기량을 발휘하면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메시가 29골로 앞서 있지만, 호날두(23골)가 어느새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초로 10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최근 6경기16골을 기록한 상태다. 레알 마드리드는 8강 1차전에서 유벤투스에 3-0으로 이겨 4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3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바라보고 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와 1차전에서 ‘역사에 남을’ 오버헤드킥으로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심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발롱도르상은 최근 10년간 메시와 호날두가 5차례씩으로 양분했다. 이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과가 큰 영향을 끼쳤다. 레알 마드리드가 최근 2년간 우승할 동안 호날두가 수상했고, 2014-2015시즌에는 바르셀로나 우승으로 메시가 상을 받은 바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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