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급 법원 판사 119명으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9일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1회 회의를 열어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의장으로,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출석 법관 114명의 투표로 의장에 뽑힌 최기상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판사 동향 파악,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를 앞장서 공론화했다.
또 부의장인 최한돈 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양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이뤄진 사법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가 부실했다며 사직서를 던졌다. 대법원은 결국 추가 조사를 실시했고 최한돈 부장판사는 추가조사위원회에 소속돼 판사 동향 문건의 존재를 밝히는 데 기여했다.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진보 법관들을 대표하는 모임으로 통한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모두 회장을 지냈다. 김 대법원장 취임 뒤 이전까지 아무런 권한이 없던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에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상설기구로 자리 잡았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관대표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의 이익만을 과도하게 대변한다는 사회 일각의 시각이 기우임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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