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희망하는 모든 서울 공립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가 배치된다. 학생 누구나 무료로 온라인 영어강의를 들을 수 있는 플랫폼도 구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영어 공교육 활성화 계획을 3일 발표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어 과목 사교육비 규모는 5조4,250억원으로 여러 과목 중 가장 컸다.
영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이처럼 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의 영어교육 비중은 그동안 감소해왔다. 서울 초등학교 가운데 방과 후 영어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2015년 81.8%에서 2017년 59.2%로 줄었다. 중학교는 85.9%에서 73.9%, 고등학교는 62.3%에서 48.4%로 감소했다. 서울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는 2014년 592명에서 올해 337명으로 줄어 현재 561개 공립초 중 63%(351개교·순회배치 포함)에만 배치된 상태다. 특히 올해부터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도 뒤처지지 않도록 영어 공교육 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적용될 이 계획에는 총 1,450억여원이 투입된다.
교육청은 우선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내년부터 100명 더 늘려 희망하는 모든 공립초에 배치한다. 또 영어전담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영어 과목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기초부터 가르치는 ‘영어희망교실’과 원어민 교사와 대학생이 각 학교에 직접 찾아가 운영하는 영어학습동아리도 확대한다. 또한 내년부터 모든 공립초에 영어 교구·프로그램 구입비 100만원을 지원하고, 초등 4∼6학년 사이 최소 한 번은 가평영어교육원이나 수유영어마을 등의 영어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하도록 해 ‘영어 친숙도’를 높여줄 방침이다.
아울러 교육청은 EBS나 민간업체가 만든 영어학습콘텐츠를 학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만든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초등 3학년 때 처음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도록 만들겠다”면서 “앞으로 학생·지역 간 영어교육 격차를 없앨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