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폴터(42·잉글랜드)가 극적인 우승으로 ‘명인열전’ 마스터스행 막차에 올라탔다.
폴터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GC(파72·7,44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휴스턴 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보 호슬러(23·미국)와 동타를 이룬 그는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유럽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거둔 폴터는 지난 2012년 4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HSBC 챔피언스 제패 이후 6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04년부터 미국 무대 활동을 병행해온 그는 긴 우승 가뭄에서 벗어나며 미국 PGA 투어 통산 승수를 3승으로 늘렸다. 126만달러(약 13억3,000만원)의 우승상금을 챙긴 폴터는 특히 이번주 열리는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어 기쁨이 배가 됐다. 이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51위를 기록, 50위까지 주어지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초청장을 간발의 차이로 받지 못했던 그는 이날 우승 덕에 올해 마스터스의 마지막 87번째 출전자로 합류했다.
승부도 마스터스행 과정만큼 짜릿했다. 폴터는 11번홀까지 4타를 줄여 1타밖에 줄이지 못한 신예 호슬러를 압도했다. 호슬러의 반격도 매서웠다. 호슬러는 12~15번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폴터를 추월했다. 12번홀부터 파 행진에 그친 폴터에게는 그러나 ‘관록의 한 방’이 있었다. 정규라운드 마지막 72번째 홀인 18번홀(파4)에서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것. 2년 연속 마스터스 출전 불발 위기를 넘긴 폴터는 연장전에선 수월하게 승리했다. 18번홀에서 벌어진 연장 1차전에서 무난히 파를 지킨 반면 호슬러는 그린 주변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 물에 빠지는 등 트리플 보기로 무너져 생애 첫 우승과 마스터스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폴터는 경기 이후 “(마스터스 출전을 확정하지 못해)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고통스러웠고 1라운드 때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서 “그저 경기를 하고 결과를 지켜보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했지만 이후 2라운드 8언더파, 3라운드 7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오르는 반전을 이뤄냈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샷 감각 조율을 위해 출전한 조던 스피스(미국)가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와 함께 3타 차 공동 3위(16언더파)에 올랐고 3년 연속 마스터스 출전을 노린 안병훈(27·CJ대한통운)은 7언더파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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