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가(disruptor).’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한국 청년들을 포함한 ‘올해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리더’들을 표현한 수사다.
포브스는 26일(현지시간) ‘2018년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2018 Forbes 30 Under 30 Asia)’을 선정했다. 포브스가 3년째 해마다 발표해온 이 명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24개국 30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각 분야 전문가가 10개 분야별로 영향력 있는 인물 총 300명을 뽑는다. 이 명단에 올해 우리나라 청년 총 22명(공동대표의 경우 기업 기준)이 포함됐다.
우선 헬스케어·과학 부문에서 우리나라 청년 2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형국 포스텍(포항공과대) 기계공학과 연구교수와 우성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마트융합연구단 선임연구원이다.
전 교수는 12개 이상의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학술지에 10건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우 선임연구원은 실리콘 기반의 기존 전자소자를 대체하기 위한 스핀-전자소자에 대한 원천기술을 연구해왔다. 포브스는 “우 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무(無)전력에 가까운 초저전력을 사용해 전자소자를 구동할 수 있는 원리를 찾아냈다”며 “연구 성과는 스핀 소자가 기존의 전자소자를 대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우 연구원은 “연구 분야의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새로운 초저전력·초고속 스핀-전자소자의 실용화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6년 이후 헬스케어·과학 부문에서는 현재까지 총 5명의 한국인이 선정됐다.
산업·제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로봇 모듈 플랫폼 기업 럭스로보의 오상훈·손승배 공동창립자가, 재정 및 벤처캐피털 부문에서는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의 차명훈 대표가 뽑혔다.
소비자기술 부문에서는 5명이 명단에 포함됐다. 온·오프라인(O2O) 청소 서비스 기업 원라이프원테크놀로지의 이웅희 공동대표, e스포츠 전적 통계 서비스 기업 오피지지의 박천우 대표, 웹 하이라이터 서비스 라이너의 김진우·우찬민 공동대표, 모바일 클래식 반주 앱 기업 이스트컨트롤의 김의영 대표 등이다.
미디어·마케팅·광고 부문에서는 유튜브 아동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강혜진씨, ‘양띵TV’로 유명한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 양지영씨, 박찬후·김현성 긱블 공동창립자 등이 포함됐다. 포브스는 “현재 양씨의 유튜브 채널 두 개에 총 270만여명의 구독자가 있다”며 “한국 청소년과 2030세대인 밀레니얼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기술기업 부문에서는 가상현실(VR)에 최적화된 감정분석 시스템을 개발하는 룩시드랩스의 남재현 공동 창립자, 보안 솔루션 업체 스틸리언의 박찬암 대표 등이 선정됐다. 룩시드랩스는 올 초 시선-뇌파 데이터 수집용 VR 헤드셋 ‘룩시드VR’로 VR 분야에서 ‘CES 2018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부문에서 8명이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청년 최다 선정을 기록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배우 안서현, 피겨스케이팅 선수 유영,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 피아니스트 조성진, 골프 선수 박성현, 암벽등반 선수 김자인이 선정됐다. 북한에서는 축구 선수 한광성이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미국인에게 한국 연예인을 딱 한 명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단연코 방탄소년단이라고 대답할 것”이라며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악명 높게 경쟁적이기로 유명한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인민 호날두’로 불리며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칼리아리에서 뛰는 한광성에 대해서는 “잉글랜드 토트넘이나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도 영입에 눈독을 들이는 선수”라고 밝혔다.
예술 부문과 사회적기업 부문에서는 각각 세계 최정상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섹슈얼 헬스케어 벤처기업 인스팅터스의 박진아·성민현·김석정 공동대표가 선정됐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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