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하다 국외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2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연행됐다는 소식에 카탈루냐 일대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분리독립 주민투표 이후 카탈루냐 정국이 표류하는 가운데 푸지데몬 등 반정부인사의 체포가 잇따르자 카탈루냐 지역 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독일 경찰은 이날 오전 덴마크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A7 고속도로에서 푸지데몬 전 수반을 연행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해 10월27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한 후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그를 체포하려 하자 벨기에로 도피했다. 반역 혐의로 스페인 정부의 유럽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인 그는 도피 중에도 분리독립 운동을 이어왔고 이번에도 지지를 호소하고자 덴마크와 스위스·핀란드를 거쳐 독일로 입국하다 이날 현지 경찰에 연행됐다. 스페인 검찰은 푸지데몬에 대한 유럽체포영장이 집행되고 송환절차가 진행되도록 독일 현지 검찰, 유럽연합(EU) 검찰기구인 유로저스트(Eurojust) 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카탈루냐의 제1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날 수천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푸지데몬 전 수반의 구금에 항의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유럽은 부끄럽다”는 구호를 외치며 독일영사관과 EU 집행위원회 위원들의 사무실로 행진하면서 푸지데몬의 석방과 카탈루냐의 독립을 요구했다. 카탈루냐 의회는 지난해 12월 조기 선거에서 분리독립파가 다시 승리했지만 여전히 푸지데몬을 비롯한 독립파 지도자들 대부분이 스페인 당국에 기소되거나 해외를 떠돌고 있어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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