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는 25일(현지시간)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를 활성화하고 경제공동위원회도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
이로써 양국은 지난 2009년에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보다 한층 긴밀하게 경제·외교안보 등 다방면에서 공조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양국 수교 40년을 맞는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 보건, 정보통신기술(ICT), 우주개발 등에서의 기술협력과 통상확대 실행 방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은 그간 에너지·인프라는 물론 국방·방산·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범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고 평가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가 탈석유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신기술과 미래성장 분야로 실질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과학기술·우주·특허·중소기업·농식품 등 여러 부문에서 동반성장과 쌍방향 발전을 위해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다변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UAE의 에너지·인프라 건설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월 26억달러 규모의 UAE 해상중질유처리사업을 수주했으며 이달 6일에도 현지의 폐열회수사업을 따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양국 관계에 대해 “이미 매우 강력하고 특별하다”면서 “양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강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에게 “UAE를 ‘제2의 국가’라고 생각하고 편안히 계시다 가시라”고 말했다.
이어진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원전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원전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해서 자체 기술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다. UAE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방 및 방산 협력과 관련해서는 “같이 개발하고 생산을 해서 제3국으로 진출하는 방법까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임종석 실장을 UAE에 특사로 파견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지난번 잡음이 일기는 했으나 두 나라 사이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국민들 사이에 공감을 얻어 국방 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두 정상은 향후 두 나라 사이에 어려운 일이 있을 경우 임 실장과 칼둔 할리파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해결하기로 했다. 임 특사 파견을 계기로 불거졌던 양국 갈등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양국은 이날 상호협력 등에 관한 정부 간 양해각서(MOU) 8건과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간 MOU 15건을 맺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칼둔 청장 등을 접견한 뒤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UAE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양측 정상 임석하에 체결된 정부 간 MOU는 과학·ICT, 중소기업 및 혁신, 재생에너지·에너지신산업, 산업·에너지 협력채널 구축, 특허행정 등 5건이다. 이날 낮 12시15분 시작한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15분을 훌쩍 넘어 1시간가량 진행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24일 UAE 국영통신사인 WAN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건설작업에 참여해 26일 완공식을 치르는 UAE 바라카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양국 관계에서 참으로 바라카(baraka·신이 내린 축복)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라카원전은 단순한 대형 건설공사가 아니라 양국 협력의 상징적 사업”이라며 “이제 양국이 에너지와 건설 프로젝트 등 물적 경제관계의 지평을 넘어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하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형 협력 이니셔티브를 구축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부다비=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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