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체제인 ‘엘 시스테마(The System)’를 창설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사진) 박사가 향년 79세로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음악가이자 경제학자인 고인은 1975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빈민가의 한 허름한 차고에 어린이 11명을 모아놓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렇게 미약하게 시작한 엘 시스테마는 지금껏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쳐 유사한 프로그램과 시스템의 확산을 가져왔다. 빈곤층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조건 없이 악기·수업료·외출비 등을 지급하며 그들이 음악의 꿈을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13년 방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엘 시스테마의 가장 큰 성과는 소외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줬다는 것”이라면서 “이 자존감은 시민 정신으로 자리 잡아 베네수엘라의 마약·빈곤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베네수엘라 문화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음악인들과 모국 베네수엘라는 선생님을 잃은 것을 깊이 슬퍼한다”고 추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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