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종목 중에서도 정말 가장 비인기 종목이던 스켈레톤인데….”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다. 최우수상을 받고 마이크 앞에 선 윤성빈은 “사실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알리는 게 메달보다 더 큰 목표였는데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 윤성빈이라는 이름보다 스켈레톤을 더 오래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후 약 한 달을 보낸 평창의 영웅들이 다시 모였다. 한국 썰매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윤성빈과 평창에서 금 1·은메달 1개를 따낸 ‘빙속철인’ 이승훈(30·대한항공)은 이날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해 상금 1,000만원씩을 받았다. 이승훈은 “다음 베이징올림픽에는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이지만 그 나이에 올림픽 금메달 딴 선수도 스피드스케이팅에는 꽤 많다”며 “‘올드 벗 골드’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때는 ‘올드’해지겠지만 ‘골드’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시상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베이징 때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대신할 수 있는 후배들이 나타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양보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의 이용 감독은 우수지도자상을 받으며 아내를 데리고 단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 아내 김미현은 컬링 선수로 12년 활동했다. 동계체전 8연패에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에도 나가면서 평창올림픽 출전의 꿈을 꿨는데 두 아이의 엄마가 돼서 꿈을 접고 저를 뒷바라지했다”고 소개한 뒤 “아내가 있었기에 이 상을 받는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별상을 받은 은메달리스트 이상화는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관련한 물음에 “은퇴를 하고 나이가 더 먹더라도 고다이라와 우정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또 최근 끝난 평창패럴림픽에서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로 새 역사를 쓴 노르딕스키의 신의현은 우수상을 받은 뒤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비장애 우수상은 여자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과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은메달)을 목에 건 스노보드 이상호에게 돌아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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