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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파운더스컵 우승…'컴퓨터 퍼트' 재부팅

남편 조언에 일자형 퍼터로 교체

36홀 노보기·이글 1개·버디12개

통산 19승째…"허리 통증 없어"

29일 개막 '메이저 ANA' 정조준

박인비가 19일 파운더스컵 4라운드에서 마지막 홀 파 퍼트를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피닉스=AP연합뉴스




조용하던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의 위엄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 개막을 딱 열흘 앞두고 확인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통산 7승의 박인비는 “이제 메이저에서도 (다시) 정상에 오르고 싶다. 첫 메이저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기대된다”고 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6,67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4라운드. 2위와 불과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터라 팽팽한 경기가 예상됐지만 18홀을 돌고 나자 아찔하게 높은 곳에 박인비만 홀로 서 있었다. 19언더파 269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 공동 2위 3명과의 격차는 5타나 벌어져 있었다. 박인비는 3·4라운드 동안 36홀 연속 ‘노 보기’에 이글 1개와 버디 12개를 쏟아부었다.

LPGA 명예의 전당 회원 박인비가 전매특허 컴퓨터 퍼트를 들고 돌아왔다. 첫 홀부터 버디로 출발한 그는 지루한 파 행진을 벌이다 12~15번홀 4연속 버디로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평균 272야드를 뻗어 간 드라이버 샷은 페어웨이를 두 번밖에 벗어나지 않았고 퍼트 수는 28개였다. 이번 대회 라운드당 퍼트 수는 28.75개. 페어웨이 안착률은 89.3%(50/56)였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써오던 반달 모양의 말렛 스타일 퍼터에서 일자형의 블레이드 퍼터로 바꿨다. 코치이자 남편인 남기협씨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퍼트 때 잘 안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더 잘 알아내기 위한 교체”라는 설명. 메이저대회 준비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박인비는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4,000만원)를 보태 LPGA 투어 통산 상금을 1,383만달러(약 148억2,000만원)로 늘렸다. 지난해 3월 HSBC 챔피언스 이후 1년 만의 우승으로 통산 19승째다.

‘백전노장’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에게 1타 차로 쫓긴 12번홀(파4)에서 그린 밖 버디 퍼트로 한숨을 돌린 박인비는 13·14번홀에서 3m 넘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쏙쏙 넣었고 15번홀(파5)에서는 오르막 경사의 벙커 샷을 홀 한 발짝 거리에 붙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인비는 “이렇게 일찍 우승이 오리라 예상 못 했다. (2주 전 복귀전으로 치른) 싱가포르 대회에서는 퍼트가 좀 아쉬웠는데 이번주는 퍼트가 잘 됐다”고 했다.



허리 통증 탓에 지난해 8월 브리티시 오픈을 끝으로 시즌을 접었던 박인비는 싱가포르 HSBC 월드챔피언십 공동 31위로 몸을 푼 뒤 복귀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그랜드슬램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수확해 더 이룰 것이 없어 보이지만 박인비는 여전히 빈틈없이 준비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박인비는 “30대의 새로운 시작점에서 우승이 좋은 신호탄이 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30대에도 골프인생과 개인의 삶에 있어서 균형을 잘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우승할 수 있고 통증 없이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대해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세계랭킹은 거의 보지도 않았다. 다시 1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주 기준 박인비의 랭킹은 19위다. 그는 긴 부상 공백과 관련해 “단풍과 낙엽으로 멋진 한국의 가을을 지난 20년간은 볼 기회가 없었다”며 특별했던 지난가을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런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더 행복하게 골프를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의 정상 등극으로 올 시즌 5개 대회 우승은 한국이 두 번, 미국이 세 번 나눠 가진 셈이 됐다. 데뷔전에서 우승을 신고한 신인 고진영은 5언더파 공동 46위로 마쳤다. 전인지는 13언더파 공동 5위, 최운정은 12언더파 공동 7위, 박성현은 4언더파 공동 49위다. 박인비가 지난 2013년 우승한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달러)은 오는 29일 개막한다. 박인비는 2015년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이후 2년7개월 만의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LPGA 투어 통산 20승의 데이비스는 55세의 나이에도 우승 경쟁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날 첫 홀에서 이글을 터뜨리는 등 3타를 줄여 공동 2위에 올랐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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