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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채 감축·위안화 안정, 류허·이강 콤비에 달렸다

시장 개방·적절한 개입 중시로

금융위기 예방 최적격자 평가

경제 사령탑 류허와 공조 기대 터

통상분쟁 속 미국통 경제팀 꾸려





폐막을 하루 앞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19일 중국 중앙은행을 이끌 신임 사령탑으로 시장개방론자인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를 선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 신임 총재가 리커창 총리를 제치고 경제사령탑 자리를 차지한 류허 부총리와의 콤비플레이로 중국 경제·금융정책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라는 고질적인 병폐를 제거하고 대미 무역전쟁의 암운 속에서 위안화를 글로벌 통화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전인대에서 중국 지도부는 차기 신임 부총리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학교 동창인 류허와 차세대 기수였던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 시진핑 측근으로 돌아선 한정 전 상하이시 서기, 당내 여성 최고 서열인 쑨춘란 전 통일전선부장 등 4명을 선출했다. 전인대는 류쿤 재정부장 등을 포함해 주요 부서 장관 인사안도 승인하며 시진핑 집권 2기 인선을 마무리했다.

당초 베이징 정가에서는 시 주석이 자신의 경제책사이자 50년지기인 류허를 부총리와 인민은행 총재에 겸직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은 다소 빗나갔다. ‘미스터 런민비(人民幣)’로 불리며 최장 중국 중앙은행 수장의 타이틀을 보유했던 저우샤오촨의 뒤를 이을 신임 총재로 이강 부총재가 낙점됐다. 이 총재는 시장개혁론자이면서 동시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당국의 적절한 개입을 중시하는 인물로 시진핑 지도부가 올해 최우선 정책과제로 내세운 금융위기 예방의 최적격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그가 당내 경제 브레인 회의인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에서 류허와 호흡을 맞춰온데다 외환과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탁월한 글로벌 감각을 지닌 만큼 앞으로 류허와의 콤비플레이로 금융위기 예방과 시진핑 2기 집권의 최대 과제인 경제안정의 토대 쌓기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류허·이강 콤비가 이번 전인대 기구개편 과정에서 통합된 은보감회(은행감독관리위원회+보험감독감리위원회)와 신설 금융안전발전위원회의 향후 운영방향과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신임 총재는 미국 유학파에 인디애나대 교수 출신으로 글로벌 경제감각을 익혔지만 지난 2016년 중국 외환시장 요동 사태 때 “보유외환을 팔아 환율방어에 나서는 것이 단점보다 이점이 많다”며 당국의 시장 개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금융시장 개혁과 개방을 존중하는 시장론자이면서도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는 비상상황에는 정부 주도의 통제를 용인하는 탄력적이면서도 과감한 정책운영자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임기 제한의 족쇄를 풀어낸 시 주석의 종신집권 가도를 위해 류허·이강 콤비가 중국 경제의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사냥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 총재는 이번 전인대 기간 중 기자회견에서 “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더 쉽게 만들 것”이라면서도 “시장개방 확대로 위험을 차단할 필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올해 안에 자산 가격 거품과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용인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해외 금융가와 외신들은 글로벌 시장 친화적 경력을 가진 이강의 발탁에 일단 기대를 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강 총재가 자본·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통화정책 전문가인 이강을 지명한 것은 전임 저우 총재의 유산을 인정하고 이를 확장할 수 있는 개혁을 위한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왕이 외교부장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무위원으로 승진했으며 웨이펑허 전략지원부대 사령관도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에 올랐다. 한정 부총리는 상무 분야를 맡고 후춘화 부총리는 농업·상업·무역을, 여성 부총리인 쑨춘란은 교육ㆍ과학ㆍ문화ㆍ건강 등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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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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