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연주가 무대 위에서 홀로 펼치는 독백이라면 이번 앨범에서는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아티스트가 소통하고 교감하는 2중주를 시도했습니다.”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40)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음반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하나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비올라와 바이올린, 첼로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을 담고자 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용재 오닐은 미국 그래미상 2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적이 있고 미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상인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2006년에 받았다.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비올리스트로는 최초로 전액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그늘에 가려 있던 비올라가 클래식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큰 역할을 한 용재 오닐은 “기량이 뛰어난 비올리스트들이 많아졌고 미래도 밝다”며 “비올라는 더는 놀림을 당하거나 조롱받는 악기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올라를 연주하고 사랑하지만 비올리스트보다 음악가로 불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용재 오닐은 이번에 내놓은 아홉 번째 음반 ‘듀오(Duo)’를 통해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비올리스트 이수민 등과 협연했다. 바이올린-비올라, 비올라-비올라, 비올라-첼로 등 각기 다른 2중주로 모차르트와 베토벤, 요한 할보르센 등의 명곡을 연주했다. 그는 “요즘처럼 앨범 녹음이 쉽지 않은 시대에 벌써 아홉 번째 앨범을 낼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히 여긴다”며 “한순간 머물렀다 사라지는 공연과 달리 음악이 부리는 마법을 영원히 포착한다는 점에서 음반은 연주자에게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라고 말했다. 용재 오닐은 이번 음반 발매에 맞춰 오는 23일 경남 김해문화의전당부터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홀까지 이어지는 전국 순회공연을 개최한다. 오는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9일 경북 안동문화예술의전당, 30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순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용재 오닐의 한국 이름인 ‘용재(勇材)’는 줄리아드 음대 시절 스승인 강효 교수가 붙여준 이름으로 ‘용기’와 ‘재능‘을 뜻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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