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의 날인 이날 중국 관영 CCTV는 저녁 프라임타임인 8시부터 두 시간을 할애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 기업들을 고발하는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한국 기업은 지난 2011년 금호타이어가 매를 맞았고 이후 다국적 기업인 프랑스 까르푸와 미국 애플·맥도날드, 일본 닛산도 표적이 됐다. 지난해는 미국 나이키와 일본 무인양품이 도마에 올라 타격을 입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CCTV가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양국이 통상 갈등으로 예민한 분위기 속에서 자칫 중국 관영 매체가 나서 미국 특정 기업에 칼날을 휘두를 경우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반격을 받을 수 있어 부담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폭스바겐 자동차 내부 누수 현상과 짝퉁 중국 음식료 제품 등이 포화를 맞았다. 지난해 이어 올해 완후이 프로그램에서도 한국 특정 기업은 지목하지 않아 사드 보복 조치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했던 한국 기업들은 한숨을 돌렸다.
다만 완후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일본산 칫솔의 제품 규격 불량률이 60%에 달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CCTV에 따르면 랴오닝 출입국 검험검역국은 지난해 1월 한국산 칫솔을 사용하고 난 뒤 출혈과 과민 증상이 일어났다는 한 소비자의 고발을 접수해 한국산 칫솔 20종을 조사한 결과 칫솔모가 규격에 맞지 않는 등 중대한 문제를 발견했다. CCTV는 방송 말미에서 짧게 한국과 일본산 칫솔의 불량률을 지적했을 뿐 특정 업체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아 포괄적인 비판을 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완후이 프로그램 방영에 앞서 이날 중국 신문 매체들은 미국과의 일전불사를 외치며 무역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미국의 통상 압박과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인사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무역보복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하며 조처를 취할 때는 매섭게 공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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