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의 철거명령에 맞서 3년 간 잔류 투쟁을 벌여 온 서울 아현동 굴레방길 8개 노점상이 전원 철거한다. 지난 2016년부터 뼈대만 남아 있던 매대 17곳도 함께 철거한다. 노점상 측은 “마포구청과 철거에 잠정 합의했다”며 “향후 노점상 운영 방안에 대해 구청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점상과 단골들의 모임인 ‘아현포차 지킴이’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10일 오전 8시부터 구청직원 10명과 용억업체 직원 6명을 동원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었던 마지막 8개 노점상을 철거하고 있다. 다른 상인들이 떠나면서 남겨놓은 빈 매대 17곳도 모두 철거한다. 지난해 노점상인들의 반발로 두 차례 강제행정집행이 불발된 후 1년 만이다.
아현포차 지킴이 측 관계자는 “완전히 합의한 건 아니지만 계속 장사할 수 있는 방향을 구청과 논의하고 있다”며 “철거 후 상황을 지켜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서 아현포차에 있던 노점상 41곳이 전원 굴레방길에서 사라지게 됐다.
아현포차는 1991년부터 조성된 서울시 마포구 아현초등학교 옆 노점상 골목이다. 아현동 재개발 전까지 20년간 운영됐지만 재개발 후 입주를 시작한 인근 아파트 주민의 민원으로 철거 대상이 됐다. 지난 2016년 8월 16개 포장마차가 철거됐고, 순차적으로 17명의 상인들이 빈 점포를 남기고 떠났다. 마포구청은 남은 노점상 주인 8명에게 “푸드트럭 등으로 전환하면 허가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점상 측은 “70대 노인이 어떻게 면허를 따나. 미관을 해치지 않게 할 테니 장사하게 해 달라”며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