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고위관계자들은 오성운동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내 주요 인사인 미켈레 에밀리아노 풀리아주 주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성운동과 손잡아 정책 연속성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즉각 사퇴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연합을 방해하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오성운동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해 선호하는 선택지로서 좌파·중도좌파 성향 정당들과의 연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 극우 동맹당이 이끄는 우파연합은 37%, 오성운동은 32%, 민주당은 23%의 표를 얻는 데 그쳐 어느 당이든 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다른 정당과의 연대가 필수다.
이 가운데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연정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것은 정치색깔의 유사성 때문이다. 환경과 서민경제에 방점을 둔 오성운동의 좌파 색채가 저소득층을 위한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오성운동 내부에서도 민주당과의 연대에 긍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정당의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적으로 오성운동은 다른 정당과 연합하기 어렵겠지만 중도좌파와의 연대가 동맹당보다는 덜 충격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가 최근 발표한 내각 인선안에 케인스주의 경제학자인 안드레아 로벤티니와 렌치 전 총리의 교육개혁에 기여한 살바토레 줄리아노가 각각 재무장관과 교육부장관 후보로 지목되는 등 민주당 끌어안기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총리 지명권을 갖는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민주당 측에 오성운동과의 연대 옵션을 고려해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변수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렌치 전 총리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동맹당이나 오성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라며 연대 가능성에 발끈했다.
로마 루이스대의 조반니 오르시나 정치학 교수는 “우파연합도 오성운동도 단일정부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앞날은 민주당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