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며 고심 끝에 마련한 방안이지만 여전히 정부 역할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통령이 지시한 특단의 대책이 결국 더 많은 재정·세제 혜택으로 판명된 셈이다. 고용장려금은 과거 정부에서 도입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질뿐더러 악용 가능성마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간 2,000만원을 더 받으려고 30년간 정규직의 고용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현장 실정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기금이 중소기업들의 외면을 받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게다가 고용장려금이나 구직수당 등 일자리 사업의 지난해 예산 집행률이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에 머무를 만큼 실적이 저조한데도 무작정 밀어붙이다가는 일자리를 오히려 줄일 수도 있다. 일각에서 선거용 선심공세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해서 손쉬운 재정투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 만능주의는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고 부작용만 낳을 우려가 크다. 설령 예산을 지원하더라도 그 효과를 꼼꼼하게 따지고 현장과 호흡을 맞춘 대책을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차제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중구난방으로 추진해온 청년수당 등 일자리지원 방안도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과욕을 버리고 민간의 고용창출에 숨통을 터줘야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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