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너 하나면 거뜬하다 - 오리 밥상’ 편이 전파를 탄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가고, 어느새 봄기운이 느껴진다. 새 봄, 겨우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 줄 영양 가득한 오리 밥상을 만나본다.
▲ 곡성 마전리, 옛 시절 추억이 담긴 오리 밥상
전남 곡성 마전마을, 오늘은 농번기를 앞두고 오리고기로 기력을 채워 넣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토란으로 유명한 곡성의 마을답게 오리 음식에도 토란이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오리 가슴살과 토란으로 볶음을 하고 무와 토란을 넣고 오리토란국도 끓인다. 오리토란국은 일반적인 오리탕과 다르게 맑게 끓여 시원한 맛이 좋다. 집집마다 오리를 키우던 시절, 식구는 많고 고기는 귀해 오리 한 마리를 잡아도 고기 맛을 보기는 힘들었다. 이제는 보양식으로 오리가 자주 밥상에 오르지만 오리를 먹을 때면 배곯던 그 옛날 생각이 난다는 마전마을 어르신들, 그때를 추억하며 다가올 포근한 봄날을 기다린다.
▲ 강진 교촌마을 최고의 짝꿍, 오리와 미나리
강진 교촌마을은 논에 벼보다 미나리를 더 많이 키울 정도로 미나리가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단짝처럼 붙어 사는 주영심 씨 자매가 있다. 자매는 오늘도 꽁꽁 언 미나리꽝으로 나선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해 온 일이지만, 추위 속에서 얼음을 깨고 미나리를 수확하는 일은 여전히 힘들다. 그래도 얼음 속에서 푸르름을 뽐내며 봄소식을 알리는 미나리가 반갑기만 하다. 오리와 미나리는 두 자매만큼이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전남 지역 대표 보양식 오리탕은 미나리가 꼭 들어가야 맛이 난다. 오리구이에도 미나리를 함께 넣고 구워 쌈을 싸 먹고, 채소와 함께 말이도 만든다. 향긋한 미나리와 영양 가득한 오리가 어우러진 강진의 밥상을 만나본다.
▲ 거창 오리농원, 이호영 씨 가족의 오리 한상
거창 장팔리, 이곳에는 이호영 씨 부부의 농장이 있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던 호영 씨는 고향으로 귀농해 오리와 닭을 키우고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찾아온 자식들을 위해 오리 한 마리를 잡아 보양 밥상을 차린다. 직접 키운 각종 재료를 넣고 육수를 우려낸 뒤, 그 육수에 오리백숙을 끓이는데 여기에 문어와 전복까지 올린다. 아낌없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닮은 보양식이다. 훈제오리로는 샐러드도 하고 단호박에 넣어 찜도 만든다. 오리탕수육과 오리알말이까지, 오리 한 마리로 푸짐한 한상이 차려진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한 밥상이다.
▲ 남원 상신마을, 활기를 불어 넣는 봄맞이 오리보양밥상
만행산 깊은 자락에 위치한 남원 상신마을, 이곳은 오래 전부터 전주 이씨 일가가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막내인 손자며느리 정맹심 씨는 종종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보양 밥상을 차리는데 오늘 그 주인공은 오리다. 어르신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는 묵은지오리찜, 맹심 씨만의 특별 비법인 백초액을 비롯해 갖가지 재료로 맛을 낸 양념에 오리를 잘 버무린 다음, 묵은지를 넣고 푹 끓이면 완성이다. 보양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백숙도 끓이고 숯불에 오리구이도 굽는다. 올해도 건강하게 농사 지을 수 있길 바라며 든든한 한 끼를 나눠먹는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