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제너럴 모터스(GM) 본사가 직원들에게 인당 1만 1,750 달러(한화 약 1,300만 원)의 상여금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모회사는 돈 잔치를 하고 자회사(한국GM)는 빚잔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3년간 한국GM에 적용된 불합리한 매출 원가율을 바로잡으면 적자 아닌 흑자 기업이 되는 만큼 국세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 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GM의 지난해 이자 및 세전 이익이 128억 달러(한화 13조 9,000억 원)를 기록해 상여금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이에 반해 한국지엠은 배리 앵글 부사장이 ‘2월 말 현금이 바닥이고 당장 3월 급여를 은행권에서 차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 의장은 이 같은 대조적인 현실의 원인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전가격 문제를 꼽았다. 이전가격은 관련 기업 사이에 원재료·제품 등을 공급할 때 적용되는 가격을 말한다. 지엠은 불합리한 이전가격 정책으로 한국 지엠의 손실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GM이 2조 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최근 3년(2014~2016년)간 매출원가율은 GM 북미보다 평균 8.5%, GM 자동차 부문 전체보다는 평균 5.1% 높게 나타났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액 중 원재료비·인건비·제조경비 등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이익을 실현하기 어렵기에 2014년 이후 이어진 한국GM의 매출원가율 상승은 자본잠식상태를 초래했다는 게 지 의장의 주장이다. 지 의장은 “결국 한국GM은 미국 본사의 불리한 이전가격 정책으로 2013년 1,010억 원의 이익이 나는 건실한 기업에서 2016년 말 자본잠식이 되는 파산 기업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GM에 GM 북미지역(미국) 매출원가율을 적용하면 2014년 3,534억 원 적자는 1,117억 원 흑자로, 2015년 9,896억 원 적자도 5,503억 원 흑자로, 그리고 2016년 6,315억 원 적자는 4,818억 원 흑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매출원가율을 적용할 때 최근 3년간 2조 원 적자인 한국GM이 1조 원의 이익을 내는 흑자기업이 된다는 이야기다.
지 의원은 “국세청은 시급하게 한국GM의 이전가격 문제점을 조사하고, 금융감독원은 다국적기업에 빈번히 일어나는 역 분식회계에 대한 감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서도 GM본사의 자회사(한국GM)에 대한 이익 빼돌리기 등 갑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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