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세 정당이 주도권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세에 힘입어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각각 자신이 민주당과 일대일 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가면서 지방선거 이전에 (호남에서) 양강구도로 정리될 것”이라며 “결국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간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부의장인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도 13일 라디오에서 “호남인 입장에서 지역 정당으로서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정당(민평당)을 선택하는 것은 호남인의 정신과 가치, 신뢰에 큰 문제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동영 민평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호남 민심이 민주당과 민평당의 일대일 구도로 재편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 역시 12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에서 민평당 바람, 민평당 돌풍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민평당은 광주와 전남·전북 중 1곳에서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광주시장은 민주당 출마자들이 다른 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윤장현 현 시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시민의 삶을 바꾸는 첫 일자리 시장이 되겠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는 이용섭 전 부위원장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당원명부 유출 의혹 등 잡음도 함께 제기됐다. 민주당에서는 이외에도 강기정 전 의원과 민형배 광산구청장, 최영호 남구청장, 양향자 최고위원, 이병훈 동구남구을 지역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판세가 민주당으로 기울어져 있는 만큼 당내 경선 경쟁이 조기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분당 이후 출마 움직임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시절에는 장병완·김동철 의원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불투명해진 상태다. 민평당에서는 천정배·김경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남지사는 민주당과 민평당에서 현역 의원 출마 자제를 요청하면서 아직 선거구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일단 민주당 내 유일한 광주·전남지역구 의원인 이개호 의원은 도당위원장과 최고위원을 사퇴하면서 출마 의지를 굳혔다. 반면 민평당의 경우 조배숙 대표가 현역 의원 지방선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유력한 후보인 박지원 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박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지난해 여름부터 여러 생각으로 호남 일원을 순방한 사실은 있지만 지금까지 전남지사 출마를 공식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송하진 현 지사의 재선 여부다. 전북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을 뿐 아니라 조직력 등 현역 프리미엄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 송 지사의 대항마로는 김춘진 전 전북도당위원장이 꼽힌다. 김 전 위원장은 “희망 전북을 설계하고 추진할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후보로 나선다”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송 지사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력 면에서는 제가 불리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다른 후보에 비해 조직력이 뒤졌지만 경선에선 압도적으로 승리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민평당에서는 정동영·유성엽 의원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중도사퇴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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